국문학을 전공하다 보니, 교정교열 알바를 전전했다고 하야 하나... 아무튼 지금까지 했던 업체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세 군데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화면 교정교열은 재택근무인데다 오래 앉아서 일해야 하기에 너무 피곤해서 지면 교정교열 중심으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1. (주) 코아정보시스템

대학 졸업식을 사이에 두고 갑자기 시작된 업무였습니다. 아르바이트보다는 공공근로의 성격이 강했는지도 모르지만, 주된 업무는 논문 교정교열이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반 포기했을지도 모르지만 한창 젊을 때라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점심은 홈메이드 도시락 아니면 컵라면! 그래도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가 따로 있어서 쉴 때는 한창 인기있던 김득헌의 졸라맨 시리즈를 보면서 킬킬거렸습니다. 마지막 날은 돼지갈비로 회식을 하는 호사도 누렸습니다. 그때 알게 된 언니와는 꽤 친해졌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꽤 오래 만났었는데, 정말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2. 신사임당

초등학교 교과서를 바탕으로 교재를 만드는 곳이었는데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단순히 국어 교재의 오탈자만 잡으면 되는 것이어서 급여는 짰지만, 그만큼 저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같이 일했던 사람과 친해져서 점심도 날마다 같이 먹었네요! 지금은 연락이 아예 끊어졌지만, 만나고 싶습니다. 취직했다는 소식 이후로 다시는 볼 수 없는 얼굴이 되었지만요!

3. 한국표준협회

원래 일하려던 사람이 사정상 나가고 제가 대타로 투입되게 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일단 일하려고 가 보니, 전직 방송작가에서 출판인으로 변신해 경력을 쌓으려는 아가씨와 출판사에서 잔뼈가 굵은 두 분의 어르신이 나와 계셨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컴퓨터 서적 네 권과 부동산 서적 일부를 교정교열 보았습니다. 특히 컴퓨터 서적이 재미있더라구요! 근무한 곳은 강남구였는데,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점심 때마다 맛난 요리를 먹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클로렐라 짜장면과 흰 쌀죽은 정말 최고의 음식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였지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무가 끝나고 회식으로 세꼬시를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서 일했던 분들도 한동안 연락이 잘 되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끊어지더라구요!